
전남 담양군(군수 권한대행 이정국)이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위한 첫 단추인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마무리하며 본격적인 4개년 정책 수립에 돌입했다. 초고령화 현상이 뚜렷한 농어촌 지자체에서 아동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단순한 복지 정책을 넘어, 젊은 층의 관외 유출을 방어하기 위한 필수적인 인구 생존 전략이다. 향후 수립될 전략이 단순한 인증용 페이퍼워크(Paperwork)에 그치지 않고, 지역 아동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예산 투입과 인프라 확충으로 온전히 직결될 수 있을지 철저한 검증이 요구된다.
데이터 기반 아동 정책 설계… 6대 영역 및 현장 요구 진단
담양군은 지난 17일 군청에서 아동친화도시 추진위원회와 아동권리옹호관, 아동참여위원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차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함께 진행된 위촉식은 아동 권리 보호를 위한 민관 협력 거버넌스의 형태를 갖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용역의 핵심 성과는 유니세프가 제시하는 아동친화도 6대 영역을 기준으로 담양군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아동영향 지표와 지역사회 요구를 객관적 수치로 분석해 냈다는 점이다. 어른들의 시선에서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탁상행정에서 벗어나, 실제 지역 아동들의 구체적인 요구와 지역 특성 자원을 융합한 기초 데이터를 확보한 것은 합리적이고 타당한 행정 수순으로 평가된다.
농어촌 인프라 한계 극복할 실효성 있는 ‘4개년 전략’ 절실
관건은 이 객관적 ‘기초 데이터’를 어떻게 현실의 정책으로 구현해 내느냐에 있다. 통상적으로 담양과 같은 군 단위 농어촌 지역은 거대 도심에 비해 아동을 위한 의료, 보육, 문화, 놀이 시설 등 물리적인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빈약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따라서 연구용역에서 도출된 지역 아동들의 실질적인 요구 사항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선언적인 목표 수립을 넘어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뼈를 깎는 인프라 개선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담양군이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도출할 ‘4개년 전략’에는 도농 간 교육·문화 격차를 좁힐 수 있는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과 연도별 시설 확충 로드맵이 반드시 포함되어야만 그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
‘인증 타이틀’ 획득 너머, 지속 가능한 예산 투입이 핵심
군은 그동안 관련 조례 제정, 표준조사 사전검사 신청, 군민참여 원탁토론회 개최 등 인증을 위한 일련의 행정 절차에 집중해 왔다. 군 관계자는 “내실 있는 4개년 전략을 수립해 아동친화도시 인증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냉정하게 바라볼 때,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 마크 획득 자체가 행정의 최종 목적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적지 않은 지자체들이 인증 타이틀을 획득한 후 이를 단순한 지자체 홍보 수단으로만 소모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담양군이 진정한 아동친화도시로 기능하려면, 인증 절차 통과 이후에도 전체 군 예산 대비 아동 관련 예산의 파이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지역 사회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아동의 권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시스템의 완전한 내재화’를 증명해 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