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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군 ‘귀농닥터’ 대상 확대… 연 30회 멘토링의 실효성과 과제

/안길영|승인 2026-03-12 12:43|댓글 0

전남 담양군은 2026년 11월까지 귀농·귀촌 희망자와 40세 미만 청년 농업인을 대상으로 선배 농업인의 현장 상담을 지원하는 ‘귀농닥터’ 사업을 선착순으로 실시한다. 올해로 4년 차를 맞은 해당 제도는 작목 선택과 재배 기술 전수를 통해 초기 정착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나, 제한된 예산에 따른 소규모 지원 규모와 단순 기술 중심의 컨설팅이 지닌 구조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청년·신규 농업인으로 대상 확대… 1인당 5회 현장 컨설팅

11일 담양군 농업기술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자체는 올해 귀농닥터 서비스의 지원 대상을 기존 귀농·귀촌 희망자에서 만 40세 미만의 청년 농업인과 농업경영체 등록 2년 미만의 신규 농업인까지 확대했다. 컨설팅 분야는 작목 선택, 기초 재배 기술, 농지 및 주택 정보 제공, 농촌 생활 안내 등으로 구성된다.

신청자는 본인의 희망 품목과 거주 지역에 맞춰 배정된 선도 농업인(귀농닥터)의 농장이나 본인의 농장에서 직접 1대1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참가비는 전액 군비로 지원되어 무료이며, 1인당 최대 5회까지 컨설팅이 제공된다. 신청은 올해 11월까지 농업기술센터 방문을 통해 상시 접수 가능하나, 확보된 예산이 소진될 경우 선착순으로 조기 마감되는 구조다.

연간 30회 남짓한 실적, ‘규모의 경제’ 달성에는 역부족

담양군은 해당 제도가 초기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하지만, 실제 집행된 데이터와 사업 규모를 건조하게 분석해 보면 지역 인구 소멸에 대응하는 보편적 정책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자체 공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닥터 서비스가 지원한 상담 건수는 4개 작목에 걸쳐 총 30회에 불과하다. 1인당 최대 5회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는 규정을 역산하면, 실질적으로 이 제도를 통해 심층적인 혜택을 받은 귀농인은 연간 6명에서 10명 안팎에 그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담양군 전체의 귀농·귀촌 정책 예산 파이(Pie)에서 해당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극히 영세함을 방증한다. 대상을 청년과 신규 농업인으로 전격 확대했다고는 하나, ‘선착순 마감’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이상 예산의 획기적인 증액 없이는 소수의 발 빠른 신청자만 수혜를 입는 ‘제한적 복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인구 유입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멘토링 풀(Pool)을 대폭 확충하고 예산을 늘려 지역 내 유입되는 초보 농업인 대다수를 수용할 수 있는 상시 시스템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술 전수 넘어선 ‘금융 리스크 헷지·판로 확보’ 인프라 절실

더욱 치명적인 맹점은 귀농 실패의 핵심 원인이 단순한 ‘농업 기술의 부재’에 있지 않다는 현실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연구 기관의 실태 조사 데이터를 종합하면, 3~5년 차 귀농인과 청년 농부들이 폐업하거나 역귀농을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팜 조성이나 농기계 구입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부채(금융 비용)’와 수확한 농산물의 ‘안정적 판로 확보 실패’다.

선배 농업인으로부터 파종 시기나 비료 배합 비율을 배우는 현장 밀착형 컨설팅은 분명 초기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유효하다. 그러나 기후 변화로 인한 작황 부진이나 농산물 도매가격 폭락 사태가 발생했을 때, 1인당 5회의 무료 상담이 청년 농부의 파산을 막아주는 제도적 방어막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담양군의 귀농 정책은 단순한 재배 기술 멘토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 농협 및 공공 급식 센터와 연계한 ‘수확물 최소 매입 보장제’나 ‘초기 농업 부채 이자 상환 유예’ 등 자본과 유통망을 통제할 수 있는 거시적인 시스템 구축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행정 당국은 듣기 좋은 귀농 장려 문구 뒤에 숨겨진 자본 집약적 현대 농업의 냉혹한 진입 장벽을 직시하고, 청년들이 빚더미에 앉지 않고 장기 생존할 수 있는 건조하고 실무적인 재무 컨설팅을 귀농닥터 과정에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