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담양군이 20일 관내 주요 의료기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치료를 마친 고령 환자의 안전한 자택 복귀를 돕는 ‘원스톱 통합돌봄 연계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 병원 퇴원 단계부터 지자체가 개입해 환자별 맞춤형 주거 개선과 가사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잦은 재입원을 방지하려는 선제적 행정 조치다. 초고령화 지자체의 구조적 과제인 의료와 복지의 단절을 극복하고, 실질적인 지역사회 돌봄 생태계를 조성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퇴원 직후의 돌봄 공백, 지자체가 직접 메우는 실무적 접근
담양군은 20일 군청 면앙정실에서 담양사랑병원 및 나눔내과의원 관계자들과 ‘퇴원환자 통합돌봄 연계 의료기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제도의 핵심은 환자가 병원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발생할 수 있는 ‘돌봄 사각지대’를 행정 시스템을 통해 원천 차단하는 데 있다.
협약에 따라 의료기관의 실무 담당자는 환자의 퇴원 전 임상적 건강 상태와 일상생활 수행 능력(돌봄 필요도)을 객관적 지표로 평가하여 군청에 전달한다. 데이터를 이관받은 담양군은 즉각적으로 원스톱 돌봄망을 가동한다. 식사 배달 및 가사 지원 등 기본적인 생활 유지 서비스는 물론, 자택 내 낙상 방지용 안전 난간대 설치와 휠체어 이동을 위한 문턱 제거 등 물리적인 주거 환경 개보수까지 통합적으로 지원된다. 이는 그동안 의료(병원)와 복지(지자체)가 별개로 분절되어 운영되던 관행을 깨고, 철저히 환자 중심의 실무적 연계를 이뤄낸 행정 혁신 사례로 분석된다.
‘사회적 입원’ 방지 및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실현
담양군의 이번 통합돌봄 시스템 구축은 지역 인구 통계학적 특성을 정확히 꿰뚫은 효율적인 예산 집행 모델이다. 현재 전남 농어촌 지역의 독거노인이나 노인 부부 가구는 급성 질환 치료를 마치고 자택에 돌아오더라도, 열악한 주거 환경이나 영양 결핍으로 인해 가벼운 낙상 사고를 겪고 다시 병원 신세를 지는 악순환에 자주 노출된다.
이러한 현상이 누적되면 치료가 필요 없음에도 돌봐줄 사람이 없어 요양병원에 머무는 이른바 ‘사회적 입원’이 증가하게 되며, 이는 궁극적으로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의료급여 및 복지 예산을 고갈시키는 주된 원인이 된다. 담양군이 선제적으로 퇴원 환자의 문턱을 없애고 식사를 챙기는 것은 단순한 시혜성 복지가 아니다. 어르신들이 평생 살아온 자신의 집에서 존엄하고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지역사회 계속 거주)’ 환경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동시에, 지자체의 장기적인 재정 누수를 영리하게 방어하는 거시적 복지 인프라 구축으로 보아야 한다.
성공적 출발을 넘어선 향후 과제… ‘광역 의료 연계망’ 확장 기대
현재 관내 2개 거점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로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끼운 담양군의 통합돌봄 정책은, 향후 그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훌륭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제도의 고도화를 위해 다음 단계로 모색해 볼 수 있는 과제는 ‘관외 의료기관’과의 협력망 구축이다.
중증 심뇌혈관 질환 수술이나 장기 재활이 필요한 담양군의 고위험군 환자 중 상당수는 인근 광주광역시 소재의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고 있다. 담양군이 현재 마련한 우수한 지자체 돌봄 연계망이 추후 광주권 주요 대형 병원들의 퇴원 환자 지원 센터와도 전산망을 연동하게 된다면, 그 정책적 혜택은 더욱 폭넓은 군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 아울러 현장에서 가사 지원과 환경 개선을 직접 수행할 지역 내 요양보호사 및 복지 인력들에 대한 처우를 꾸준히 개선해 나간다면, 담양군은 전남을 넘어 전국구 수준의 ‘농어촌형 커뮤니티 케어’ 모범 답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