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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읍 회전교차로 대형차 충돌… 상습 사고구간 구조 결함 도마 위

/안길영|승인 2026-03-19 11:02|댓글 0
전남도소방서 제공

19일 오전 8시 58분경 전남 담양군 담양읍 소재 한 회전교차로에서 25톤 덤프트럭과 시외버스가 충돌해 버스 탑승객 등 4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경찰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인 가운데, 해당 구간은 평소에도 ‘회전 차량 우선’이라는 기본 수칙이 무시되며 접촉 사고가 빈발했던 곳으로 확인됐다. 이번 대형 차량 간의 충돌을 계기로 관내 회전교차로의 기하학적 구조 결함과 지자체의 소극적인 교통 안전 행정에 대한 전면적인 재점검이 요구된다.

​대형 차량 얽힌 아찔한 충돌, 예견된 행정적 방치

​사고가 발생한 시점은 오전 출근 및 이동 통행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시간대였다. 당시 시외버스에는 운전기사를 포함해 총 13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25톤이라는 막대한 중량을 가진 덤프트럭과의 충돌로 인해 발생하는 물리적 충격량이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천만다행으로 4명의 경상자만 발생하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대형 상용차와 다수 인원이 탑승한 대중교통 간의 회전교차로 충돌은 자칫 대형 참사로 직결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일반적으로 회전교차로는 교차로 진입 속도를 시속 30km 이하로 강제하여 대형 T자형 교통사고의 발생 확률을 줄이는 데 공학적 목적이 있다. 그러나 담양읍을 관통하거나 주요 국도로 연결되는 간선 도로에 설치된 해당 교차로는 평소 덤프트럭, 시외버스, 대형 농기계 등의 통행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회전 반경이 크고 운전석의 사각지대가 넓은 상용차의 특성상, 진입 전 충분한 감속과 시야 확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번과 같은 물리적 충돌은 언제든 재발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무용지물 된 ‘회전 차량 우선’ 규칙… 구조적 한계 드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는 해당 교차로가 이미 지역 운전자들 사이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습 사고 구역’으로 악명 높았다는 사실이다. 도로교통법 제25조의2에 따라 회전교차로에서는 이미 교차로 내부를 진행 중인 ‘회전 차량’에게 절대적인 통행 우선권이 주어지며, 진입하는 차량은 반드시 양보선에서 일시 정지하거나 감속해야 한다.

​관련 안전 표지판과 노면 표시가 설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는 이를 무시한 채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직진하듯 밀고 들어오는 진입 차량의 관행이 만연해 있다. 이는 단순히 개별 운전자들의 안전 불감증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 진입로의 선형이 지나치게 직선에 가깝게 설계되어 있거나, 진입 전 감속을 물리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고원식 횡단보도, 과속방지턱 등의 제어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자체와 도로 관리 당국이 차량 소통의 효율성만 강조한 채, 규정 속도를 초과해 진입하는 차량을 방어할 환경 설계를 방치한 결과가 상습적인 사고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운전자의 자발적 법규 준수에만 의존하는 교통 시설물은 사실상 설계의 실패다.

​실효성 없는 표지판 대신, 감속 인프라 및 단속 카메라 시급

​담양군 행정 당국과 관할 경찰서는 이번 사고를 단순한 개별 운전자 간의 과실 비율 분쟁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회전교차로 도입 초기에는 신호 대기 시간 단축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부각되었으나, 현재 관내 일부 통행량이 많은 교차로는 ‘양보 없는 눈치싸움’의 현장으로 전락했다.

​행정적 해결책은 명확한 데이터와 물리적 제어에 기반해야 한다. 첫째, 해당 회전교차로를 비롯한 상습 사고 구간에 진입로 감속 유도 시설(지그재그 차선, 야간 시인성을 높인 발광형 표지판 등)을 즉각 보강해야 한다. 둘째, ‘회전교차로 진입 시 양보 의무 위반’을 단속할 수 있는 지능형 단속 카메라(CCTV) 시스템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법적 강제성과 범칙금 부과라는 실질적 페널티가 동반되지 않는 한, 오랫동안 굳어진 난폭 운전 습관을 교정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나아가 대형 화물차량의 통행이 빈번한 구간의 경우, 현재의 회전 반경 설계가 교통안전 기준에 부합하는지 도로교통공단 등 외부 전문 기관을 통한 전면적인 안전 진단을 실시해야 한다. 군민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 인프라 확충 앞에서는 예산 부족이나 행정 절차의 번거로움이 결코 변명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