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담양군이 대한적십자사와 연계하여 오는 4월 3일 군청 본관에서 올해 첫 단체 헌혈 행사를 개최한다. 혈액 보유량 급감에 대응하기 위해 연 3회에 걸쳐 공공기관 중심의 헌혈을 추진하고 있으나, 10~20대 청년층 비율이 절대적으로 낮은 농어촌 지자체의 인구 구조상 근본적인 혈액 수급난을 해결하기에는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어 실효성 있는 유인책 마련이 요구된다.
공공기관 위주의 연 3회 행사, 만성적 혈액 부족 방어선
담양군은 최근 헌혈 참여자 감소로 인한 의료 현장의 혈액 수급난을 타개하기 위해 4월 3일을 시작으로 7월과 10월 등 연간 총 3회의 단체 헌혈 일정을 확정했다. 행사는 주로 군청과 보건소 등 공공 인프라를 거점으로 진행된다. 이는 상시로 운영되는 ‘헌혈의 집(혈액원)’이 존재하지 않아 접근성이 떨어지는 군 단위 소도시에서, 지자체가 물리적인 헌혈 채널을 직접 확보해 국가적 혈액 부족 사태에 최소한의 행정적 방어선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하지만 헌혈 대상자가 사실상 군청 소속 공무원이나 인근 유관기관 종사자로 한정되는 ‘관 주도형’ 행사의 성격을 띠기 쉽다. 평일 일과 시간에 진행되는 단기 행사의 특성상 생업에 종사하는 일반 군민들의 보편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대규모로 이끌어내는 데는 물리적 제약이 따른다.
청년층 의존도 높은 헌혈 구조, 초고령화 담양군의 딜레마
더욱 근본적인 맹점은 대한민국 혈액 수급 구조와 담양군의 인구통계학적 불일치에 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의 통계 데이터를 분석하면, 국내 전체 헌혈자의 약 60% 이상이 10대 후반에서 20대의 학생 및 군인 등 청년층에 편중되어 있다. 반면 담양군은 이미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30%를 초과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헌혈의 핵심 동력인 청년층의 지속적인 관외 유출을 겪고 있다.
현행 헌혈 규정상 65세 이상 고령자는 헌혈 참여가 엄격히 제한되거나 매우 까다로운 건강 문진을 거쳐야 한다. 즉, 담양군 내에서 실제로 헌혈용 바늘을 꽂을 수 있는 절대적인 ‘가용 모수’ 자체가 대도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자체가 아무리 생명 나눔 캠페인을 독려하더라도, 고령화라는 거시적인 인구 구조의 한계로 인해 자체적인 헌혈 실적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명확한 행정적 딜레마에 놓여 있다.
단순 기념품 탈피한 ‘지역화폐 연계’ 등 실효적 유인책 시급
따라서 담양군의 헌혈 정책은 일회성 단체 행사 개최와 적십자사에서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소정의 기념품(영화 관람권, 프랜차이즈 교환권 등) 증정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고령자를 제외한 지역 내 30~50대 중장년층과 관내 농공단지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헌혈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하고 직접적인 로컬 맞춤형 인센티브가 도입되어야 한다.
타 지자체의 헌혈 장려 선도 사례처럼, 헌혈 참여자에게 기존 적십자사 기념품 외에 담양군 자체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여 ‘담양사랑상품권(1~2만 원권)’을 추가 지급하는 지원 조례 제정이 시급하다. 이는 헌혈에 대한 경제적 보상을 현실화하여 중장년층의 참여 동기를 즉각적으로 부여하는 동시에, 지급된 상품권이 관내 영세 소상공인의 매출로 전액 환원되는 ‘낙수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혈액이라는 국가적 공공재를 확보하기 위해 담양군 행정 당국은 단순한 장소 제공자를 넘어, 치밀하게 계산된 예산 투입과 지역 상권 연계망을 가동해야 할 시점이다.
